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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54회 군인 주일 담화문

작성자
궁동성당
작성일
2021-09-07 17:00
조회
15

2021년 제54회 군인 주일 담화문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54회 군인 주일을 맞이하여, 우선 국토방위에 수고하는 모든 장병들에게 주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그리고 군 복음화를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고 있는 군종사제와 수도자, 군인 가족들, 군종교구에 관심을 가지고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모든 형제, 자매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올해 2월 2일 제4대 군종교구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이사야서 6장 5절 “큰일났구나.”라는 구절처럼 두렵고 떨리는 이사야의 마음으로 교구장으로서의 첫걸음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이지만,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며, 사랑하는 모든 군종교구민들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 신앙 여정에 담대히 앞장서겠습니다. 더불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복음 선포의 사명을 군대 안에서 시대적 요구에 맞게 실천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코로나19 시기, 군 사목의 어려움

저는 주교 서품을 받기 전, 군종신부로 그리고 교구 총대리 신부로 오랜 기간 군종교구에서 사목해왔지만, 지금처럼 군 사목 여건이 힘든 경우는 처음 접해 봅니다. 국토방위에 최전선인 군 특성상 모든 군부대에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민간사회보다 더욱 강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군 성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수시로 강화되는 방역지침 단계에 따라 비대면으로 미사를 거행하는 실정입니다. 다행히 잠시 방역지침이 완화되어 대면 종교행사가 허용된다 하더라도 갓 군에 입대한 신병들은 훈련 및 교육부대에서 2~3주 격리되어 예방적 관찰 기간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수녀님들과 민간 선교사님들의 부대 출입도 제한되고 있으며 군종신부들 역시 격리 기간 중에 있는 장병들을 만날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훈련병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베푸는 것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외에 위치한 성당에는 병사들이 방문할 수 없으며, 영내에 위치한 성당이라도 주둔지가 다른 타 부대의 병사들은 미사 참석이 제한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제약들로 인한 군 사목의 어려움은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군종교구는 작년 한 해 동안 3,018명에게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이는 군종교구가 2014년 26,920명에게 세례를 베풀었던 것에 비하면 약 11%밖에 안 되는 수치입니다.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계속하십시오.”(2티모 4,2)


포기할 수 없는 군 복음화

2020년 한 해 한국교회 전체에서 탄생한 20~24세 남성 영세자는 2,616명입니다. 이 중 2,404명이 군종교구에서 탄생한 영세자입니다.(참조: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0」) 이 수치는 군 사목이 코로나19 시대에도 여전히 한국교회의 청년 선교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줍니다. 이에 군종교구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군 복음화 사업들을 시작하였습니다. 교구 홍보국 산하 미디어 제작팀을 조직하여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주일미사 및 교리 영상들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군과 협력하여 장병 생활관의 IPTV에도 이러한 영상들을 탑재하였습니다. 또한 군종신부들이 신자들의 영성에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하는 오디오북 클립 ‘신부의 책장’을 제작하여 네이버 오디오북에 올리고 있습니다. 군종교구는 이와 같은 활동들을 통해 비대면 시기에도 군인들이 스마트폰이나 TV 등을 통해 하느님과 교회를 접할 수 있도록 군 복음화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군 선교 협력 요청

군종교구의 일 년 예산 대부분이 군인 주일에 전국의 신자 여러분이 봉헌하는 2차 헌금에서 마련됩니다. 그리고 군종후원회원 모집 역시 군종신부들의 군인 주일 파견 홍보활동들을 통해 주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이번 제54회 군인 주일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군종신부들을 민간 성당에 파견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여러분 모두가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주임신부님들과 신자 여러분께 군인 주일 2차 헌금과 군종후원회 회원 모집에 함께해주시길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요청드립니다. 병사들을 돌보고 이들에게 하느님을 전하는 일은 멈출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온 교회가 선교하여야 하고 또 복음화 활동은 하느님 백성의 기본 의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참조: 「선교 교령」, 35항)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협력은 분명 좋은 땅에 뿌려진 씨앗이 되어 커다란 열매를 맺게 될 것이고, 그것으로 여러분도 그리스도의 지체(肢體)로써 교회의 선교사명에 동참하게 되는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르 6,50)

 

성모님께 의탁

군종교구는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마치 복음서의 제자들이 풍랑 속 흔들리는 배 위에서 두려움에 떨었던 것 같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물 위를 걸어오시어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격려하셨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에 희망을 가집니다.

이에 우리는 예전처럼 군종사제, 수도자, 선교사들이 자유로이 병사들과 만나 위로하고 친교를 나누며 선교사명을 실천하게 될 날을 희망 속에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19 극복과 하느님의 뜻이 군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성모님께 마음 모아 기도드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거룩한 마리아,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저희 어머니시여,
저희에게 당신과 함께 믿고 바라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그분의 나라에 이르는 길을 저희에게 보여 주소서!
바다의 별이시여, 저희에게 빛을 비추어 저희의 길을 이끌어 주소서! 아멘.”

(베네딕토 16세,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 50항)

2021년 10월 3일
천주교 군종교구장  서 상 범  티토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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